@Domansa, Seoul
‘도시’라는 공간을 우리가 인식하거나, 혹은 인식하지 못한 채 공생하는 요소로 가득 차있는 하나의 거대한 구역으로 풀이한다면 예술의 존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거대한 조각상, 말끔한 곡면 형상의 건축물, 파사드를 수놓는 LED 캔버스 등 예술은 줄곧 담담한 태도로 도시민의 삶속에 혼재해왔다. 그리고 이들보다 더 빠르게 피어나고 사라지는, 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일상을 이야기하는 거리의 예술이 있다. 바로 지알원(GR1)의 그래피티(Graffiti)다. 성수동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도만사(도시를 만드는 사람들)는 길거리를 가득 채우는 지알원의 그래피티를 공간 내부의 벽면으로 들여와 도시의 새로운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그래피티라는 서구권의 문화를 그만의 독특한 어법으로 해석하는 한국 그래피티 1세대 작가 지알원은 이번 전시 <#&#&#>를 통해 동명의 신작 3점을 선보인다. ‘지알원 왔다감’이 적힌 스티커를 길거리에서, 혹은 미술관이나 갤러리로 대표되는 주류예술 공간에서 볼 수 있었듯, 그는 전 세계 도시 속에 그의 흔적을 태깅(tagging)하는 한편, 이른바 ‘서브컬쳐’를 제도권의 안팎으로 들여와 비주류 예술의 확장성을 모색해왔다. 작가의 전작이 길거리에서 실제로 마주한 도시별 문화의 흔적을 회화로 풀이하는 데에 집중했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속 가상의 공간에서 우연히 발견한 장면을 재현하며 그가 추적하는 정통 그래피티 너머로의 사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Paint maker on paper, 220cm x 220cm *3,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