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당신의 안녕

기간 - 2021.04.09(금) - 2021.08.29(일)
장소 - 소마미술관 2관 1-2전시실
주최주관 -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
작가
강경구, 김병관, 김원금, 김은숙, 림배지희, 이민혁, 지알원, 지희킴, 하태범, 한받 등 10명


전시설명

이번 전시의 시작은 '물'에 관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물에 대한 공포이다. 우리는 2014년에 바다 속으로 점점 모습이 사라졌던 커다란 배에 관한 집단 공포감을 경험했다. 신비로운 생명의 근원이자, 무서운 재앙이 될 수도 있는 물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하자. 
‘물의 상징’은 잠재적 가능성․근원성․형상 이전․창조적 힘의 원천․생명의 근원․풍요․치유․정화․소멸․재생 등을 표상화(表象化) 한다. 정진홍,<엘리아테 종교와 신화> 살림, 2003 
이글은 강경구의 2018년 개인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먼 그림자"(Shadow in the Distance)에서 미술평론가 김종길이 인용한 문구를 재인용한 것이다. 물의 다양한 의미와 이중성을 이보다 잘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작가는 2003년 동료작가들과 인도여행길에 오른다. 그곳, 바라나시(Varanasi)의 갠지즈강에서 삶과 죽음, 영혼과 육체, 두 개의 눈과 또 다른 눈, 강가에서 경험한 거대한 자각과 맑은 공명의 세계를 엿보게 된다. 나는 강경구의 물에 관한 경험담과 작가의 2014년 개인전<스페이스 K>에서 보여 진 물의 공포와 거대함을 큰 그림속의 거인들로 하여금 공간을 압도하여 보여주고자 했다.
작가 림배지희(임지희)의 작품은 자신의 내면에 관한 내용이다. 2014년 개인전<청주창작스튜디오> “별일 아니다”(Nothing happens)는 미술에 나름대로 재능이 있는 자신이 생계를 위해 다른 업종에 종사하면서 느끼는 무기력함과 좌절감을 버리고,다시 작업하는 작가로 돌아와 자신을 고백하듯 표현한 작품들이다. 작품 제목처럼 별일 아닌게 아니라, 무능력한 알바생에서 타고난 능력 있는 작가로 컴백한 큰 사건인 것이다. 때로는 진리보다 작업이 너희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하리라.
작가 김은숙은 2014년 소마드로잉센터 Into Drawing 당선작가로 “부정이 아닌 시치미, 긍정이 아닌 너스레”(feigned innocence rather than negative, idle remarks rather than positive)전시에서 현대사회의 부조리한 이면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설치작업을 전시 하였다. 이번 기획에서도 그런 맥락의 연장선상에서 미디어 설치, 사진, 월드로잉(Wall drawing) 등을 보여준다. 
작가 하태범은 사진 및 설치작업인 syria시리즈(2016)를 통해 전쟁의 파괴성과 비정함을 회색톤 건축물 모형사진으로 연출한다. 인간의 모습과 거주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하고 음산한 도시의 풍경을 지나칠 정도로 세련되게 표현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작품과 실제 건축물 모형도 설치되어 실재감을 배가 시키게 될 것이다. 
GR1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래피티(Graffiti)기법으로 작업을 하는 작가인데,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의 이면인 도시의 뒷골목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매우 매력적인 작가이다. 1970년대 뉴욕 브롱스 빈민가의 거리 낙서에서 시작된 힙합 문화가 수출되어 한국식으로 토착화된 그래피티 아트는 소비만을 욕망하고 충동하는 한국의 간판문화와 B급 하위문화(Subculture)가 혼재되어 코로나19가 엄습하고 있는 도시의 암울한 풍경을 적절하게 대변 해주고 있다. 
작가 지희킴은 2019년 개인전<갤러리소소> “기묘한 살갗”(Uncanny Skin)에서 인간의 정신성 또는 신체성 일지는 모르겠으나 그로테스크한 단면을 보여준다. 표현방식은 개인전 서문에 미술평론가 윤동희가 언급했듯이 지희킴의 작품을 ‘그래픽 그래피티’(Graphic Graffiti)라고 명명하였다. 축제 분위기속의 화려한 장례식 내지는, 이별여행 같은 느낌이다. 다양한 색상에서 주는 볼거리와 능숙한 화면 구성의 긍정적인 신호는 작품 내용을 보는 순간부터 혼란스럽고 복잡한 감정이 밀려들어 오게 된다. 이것은 전적으로 작가적인 체험과 기억에서 비롯된 자기 방어와 치유기재에서 나온다고 보며 작가는 작업을 통해서 훌륭하게 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여기까지가 당신들과 모든 사람들의 안녕을 염려하며 지켜본 작가의 시각을 풀어낸 작업들이라면, 지금부터는 이러한 상황에서 쉽고 가볍게 다가가서 말 그대로 ‘“안녕?“ 하며 다가갈 수 있는 미술 작품으로 구성해 보았다. 
밝게, 가볍게, 유쾌하게 
작가 김병관은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에서 알게 된 작가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미술활동과 전시문화에 대해 개인적으로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작가이다. 그의 작품 “타락한 증거”(Polluted Evidence)는 미디어 드로잉 장르로 가볍고 경쾌하며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공장소 및 전시 공간 어디에서도 편안하게 연출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작가 이민혁은 전업 작가로서 자신과 연관성이 있거나 자신의 눈에 보여 지는 다양한 풍경들을 그림으로 그려 왔다. 그림 판매로 두자녀의 양육비를 벌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인지 상상만 해도 숨이 답답하고 힘들어 진다. 그런 작가가 몇 년 전 부터 취미생활로 탱고(Tango)라는 춤을 추고 있다. 한마디로 춤바람이 제대로 난 것이다. 작가 자신도 즐겁고, 그림 내용도 밝고 유쾌하다. 거기서 새로운 짝도 만나면 더 더욱 행복한 인생이 될 것이다. 그 다음에 그림은 말해 무엇 하랴.
퍼포먼스 종합예술인 한 받(한진식)은 한국사회에서 국가의 폭력적인 공권력 행사와 노동의 현장에서 부당한 권력구조로 탄압받는 노동자들을 대변하며 신명나게 공연을 하는 가수이다. 한 받 작가가 코로나19와 폭등한 아파트가격으로 사기가 저하된 국민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주말에 2회 공연도 잡혀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작가 김원근의 “순정맨”은 조폭형님 같은 모습과 반대로 순애보가 있을 것 같은 반전 매력으로 당신의 안녕 전시의 마스코트 같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진실된 믿음과 순수한 사랑이야말로 변하지 말아야하는 진리와도 같다. 어려운 시기에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하며 올림픽공원에서 산책과 걷기로 신체를 단련하고 소마미술관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정신을 풍요롭게 한다면, 어떨까. 이 정도면, 백점만점에 구십오점 정도는 되는 하루가 될 듯하다. 언택트 시대에 꽃다발을 들고, 첫사랑을 기다리는 마스크 쓴 조폭 형님의 귀여운 모습을 미술관에서 만나보시길 추천한다.  끝.